중년

poem 2019. 10. 29. 13:04

 

중년

   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김영환

 

 

 

 

 

가끔

눈물이 중력을 이기지

못할 때가 있다

 

한 번의 강을 건너고

두 번 세 번…….

다섯 번의 강을 건너

뒤 돌아본다

 

남은

강을 건너는 마디마디는

자라는 생의 줄기에서

언제까지 꺾이지 않을까?

 

그래 가끔은

변하지 않는 소나무 아래에서

중력에 끌리지 않는

눈물을 쏟아 부을 수 있는 마음

 

중년의 가슴은

그래서 여유로운 아픔이다

가끔은 중력을 깨버리고 싶은

눈물 한 방울 마음의 손에 들고

강을 건너는 시간

 

중년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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말을 잊은 채 어느 길거리에서 (대표 시)

poem 2019. 1. 10. 11:34

 

 

 

 

 

말을 잊은 채 어느 길거리에서 / 김영환

 

 

 

 

세월이 지나가는 자리에

인생이라는 하나의 나무로

자라나는 세상 일부가 되었다

 

첫 울음으로

세상을 흐르며 걷고 있는

삶이라는 먼 길에 우두커니 멈추어선

많은 것들을 이유를 담고 묻는다

 

참새처럼 조잘대기도

곰처럼 묵묵하기도 나무의 잔가지처럼

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기도 하며

그 길을 걷는다

 

내 삶의 선택은 없었다.

주어진 삶으로 인해 걸어오는 길

그 길을 선택할 수 있을 뿐

걷다 보니 같은 길을 걷고 갈래 길에 서서

서로 다른 길을 걷기도 하고

 

끝이 없는 다른 길로의 선택도

돌아서서 다시 만나는 길목도 내게 주어진

운명이 아닌 선택이었다

그 세월을 담아 가두는 것은

내 존재의 이유를 기록 하는 것

 

찬바람에도

세월을 따라 걷는 한 작은 존재로의

발자국을 남기며 나는 걷는다

흐르는 것은 말을 잊고 멈추어 선 시계처럼

세월의 공간에 머무를 뿐

모든 것은 흐른다

 

말을 잊은 채 어느 길거리에서.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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현대문학사조 34 여름호 "숯"

poem 2019. 1. 10. 11:27

 

 

 

/ 김영환

 

 

 

 

묵묵히

타들어 가는 숯을 본다

때로는 뜨겁게 때로는 불꽃으로

제 몸을 태워 간다

 

검은 몸뚱이 흰 재로

감싸둔 그리움처럼

붉은 사연 가슴에 한 송이

열기에 뿜어져 솟아오른다

 

옅은 바람에도

화인의 가슴으로 통곡하는

한 줄 매어둔 시간 속의 인연

숯불처럼 꺼지지 않는 묵묵한 내 그리움

 

떨려오는

마음의 진동 하나마저

불꽃의 흔들림으로 전하는

바라보는 눈동자로 가득 스며오는

너의 그 묵묵함

 

나와 너의 같은

화인의 심성은 평생을 태울

삶의 업보인 것을.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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현대문학사조 34 여름호 등단 "보내드리며"

poem 2019. 1. 10. 11:24

 

 

 

보내드리며 / 김영환

 

 

 

 

 

깊이 패인 마음의 시름

눈망울을 누르고

두 손 모은 손끝에

일곱 마디 한 세월 또 한 세월

한마디의 말씀도

한 방울의 눈물도

매어가는 속세의 끈

아픔도 아프다 아니하시고

흐르는 시간에 묶여 가시는 육신의 흔적

쉬어가는 세월의 삶을 어찌 잊으실까

어찌 내버리실까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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