숯 / 김영환
묵묵히
타들어 가는 숯을 본다
때로는 뜨겁게 때로는 불꽃으로
제 몸을 태워 간다
검은 몸뚱이 흰 재로
감싸둔 그리움처럼
붉은 사연 가슴에 한 송이
열기에 뿜어져 솟아오른다
옅은 바람에도
화인의 가슴으로 통곡하는
한 줄 매어둔 시간 속의 인연
숯불처럼 꺼지지 않는 묵묵한 내 그리움
떨려오는
마음의 진동 하나마저
불꽃의 흔들림으로 전하는
바라보는 눈동자로 가득 스며오는
너의 그 묵묵함
나와 너의 같은
화인의 심성은 평생을 태울
삶의 업보인 것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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