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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em

현대문학사조 34 여름호 "숯"

 

 

 

/ 김영환

 

 

 

 

묵묵히

타들어 가는 숯을 본다

때로는 뜨겁게 때로는 불꽃으로

제 몸을 태워 간다

 

검은 몸뚱이 흰 재로

감싸둔 그리움처럼

붉은 사연 가슴에 한 송이

열기에 뿜어져 솟아오른다

 

옅은 바람에도

화인의 가슴으로 통곡하는

한 줄 매어둔 시간 속의 인연

숯불처럼 꺼지지 않는 묵묵한 내 그리움

 

떨려오는

마음의 진동 하나마저

불꽃의 흔들림으로 전하는

바라보는 눈동자로 가득 스며오는

너의 그 묵묵함

 

나와 너의 같은

화인의 심성은 평생을 태울

삶의 업보인 것을.